단풍들이 곱게 물들어 가고, 또 떨어져 내리는 가을날입니다. 가을은 성찰의 계절인 것 같습니다. 아주 낭만의 계절이기도 하고, 물도 곱게 물들고 참 좋지만 그러나 어떻게 보면 가을은 엄정한 심판의 계절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대희년을 맞이하고 새 천년과 밀레니엄을 이곳 저곳에서 많이 이야기 하지만 어떻게 보면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기 위한 천년의 성찰이 요구되고, 또 그것은 우리가 지난 20세기, 살아냈던 삶에 대한 엄정한 심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잎이 떨어지고, 꽃이 떨어지고, 단풍이 물들고 모두 뿌리로 돌아가고 나면 남는 것은 마치 그 빠알간 감처럼 우리에게 남는 것은 오직 결실입니다. 결국은 우리가 한 번은 살다가 죽는 건데 그 결실은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 것인가? 우리의 심판은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정말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하는 그런 경제적인 업적도 아닐 것이고, 또 어떤 권력도 아닐 것이고 높은 인기와 명예도 아닐 것입니다. 결국은 남는 것은 영혼의 열매이고 그 열매는 내가 얼마나 좀더 이웃들에게 한 생을 살면서 이 천지간에 인연 짓고 태어나서 좀더 친절하고 많이 나누고 사랑을 했는가, 좋은 일을 많이 했는가. 이것으로 결국은 이 엄정한 가을처럼 심판을 받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아무리 미욱한 사람도 일생일대 한번은 깨닫는다고 합니다. 죽음 앞에서 겠죠.

요즘 저는 인격이라는 말을 많이 되새기게 됩니다. 인격이라고 하면 흔히 사람의 성격이 좋다, 품성이 좋다, 뭐 이런걸 흔히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인격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의 격인 것 같습니다. 사람도 격이 있다라는 거죠. 그런데 그 격의 판가름은 과연 무엇을 말할 것인가?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것을 깨달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깨달음의 핵심은 결국은 아마 사랑이겠죠. 그런데 이 깨달음이라는 것이 어떤 사람들은 곧바로 깨닫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한참 시간을 두고 깨닫는 분이 있고, 어떤 분들은 몇 생을 거듭해야 깨닫는 분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화를 내면 화를 내는 순간 자기 자신의 마음의 자각, 그 지켜봄이나 깨달음이 눈을 떠나서 화를 내는 외적 대상에게 집중을 하게 됩니다. 그 외적 대상에게 집중하다 보면 내 마음이 무척이나 굳어지고 딱딱해져서, 날카로워져서 그 외적 대상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아주 좁고 일면적인 면만 보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자기의 생명력과 기운을 화내는데 다 써버리고 많은 기운을 흐트러뜨리고 마음이 분산되고 나서야 그때야 문득 후회를 하게 됩니다. ‘아 내가 왜 그랬던가!’ 그 깨달음의 시간이 얼마나 긴가에 따라서 아마 깨달음의 사람의 격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금새 깨닫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자기가 죽을 때까지 그 지은 성냄과 잘못과 이런 것들을 돌이키지 못하고, 책임지지 못하고 이생을 떠나버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 것이 아마 사람의 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한 나라에도 그런 나라의 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 되자 잘사는 나라가 되자 하는 것도 경제 성장을 압축적으로 해나가다 보면 노동자나 서민들이나 또 정신문화가치나 이런 것들을 많이 놓치게 됩니다. 그것을 얼마나 빨리 돌이키면서 잘 나누고 다져나가는가, 이것에 따라서 아마 나라의 격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그 나라의 격이라는 것도 세계변화와 자기내부변화의 속도에 그 시간차이에 따라 좌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는 당시에 1800년대 조선시대에서 가장 먼저 세계흐름을 알고 요즘말로 세계화 정보화를 가장 빨리 한 젊은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어떤 선진적인 것을 받아들이려고 이렇게 노력을 했던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때 아주 잘 나가던 신세대 김대건 이라고 하는 그 젊은 친구들입니다. 지금 그 선조님들이 우리 앞에 이렇게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천주교의 신앙의 원조로서 우리 김대건 신부님이라는 성인의 의미가 아니라, 이 민족사에서 굉장히 중요했던 분들입니다. 당시에 조선시대에는 그 좁은 조선 땅 안에서 그것이 세계의 전부인줄 알고 자기들끼리 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세계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내부에서 빨리 눈을 뜬 젊은 이들이, 평민층의 젊은이들이 있었지요. 그 분들이 바로 저기 지금 보이는 김대건, 정약용 이런 분들입니다. 그리고 또 한축에는 김옥균이나 서재필 같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운동권 1세대입니다. 저분들이. 그리고 이제 또 수급파 내에서는 대원군이나 이런 분들이 개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바보 같은 조상들이라고 항상, ‘왜 나라를 망쳤을까’ 하고 이야기하지만 역사를 깊이 공부해보면 자기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던 분들입니다. 그런데 그 권력자들이 그 10년만 지나면 깨달을 일을 깨닫지 못하고 바로 이 옆 절두산에서 전부 반국가단체 소개죄로 전부다 목을 잘랐습니다. 그 깨달음의 속도가 단 10년 정도가 늦었기 때문에 이나라는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고 수백만이 굶어죽고 맞아죽고 쫓겨가죽는 민족의 참극인 한말의 일제 식민치하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또 얼마 전에 한 5년만 좀 빨리, 87년 정도에는 김영삼씨가 집권을 하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김영삼씨가 개혁을 망쳤다, 머리가 나쁘다 하지만 87년도에 군사독재가 아직 자리를 잡고 있을 때 그 때 아마 제가 보기에 지금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을 했더라면 그렇게 개혁을 못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김대중 대통령은 아는 것이 하도 많아서 너무나 생각이 많고 머리가 복잡한 사람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하게 해나갑니다. 그런데 김영삼씨는 87년 정도에 정권을 잡았으면 과감하게 머리가 무식하니까 밀어붙일 수가 있는 겁니다. 그리고 나서 92년 정도에 김대중씨가 개혁을 해 나가고 그러면 I.M.F도 없고 지금 97즘에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가진 30대나 40대 들이 정치를 해나가면 이 나라의 미래가 참 좋겠는데 이 역사가 5년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개인도, 나라도, 공동체도 그 깨달음의 시간이 얼마나 짧으냐에 따라서 사람의 격이나 나라의 격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 지금 천주교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제단이 활동을 하고 늘 깨어있는 민족의 양심으로 살아있을 때 우리 천주교는 민족의 등불이고 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부터 우리 천주교가 조금씩 조금씩 삭아 들면서 엊그제 TV를 보니까 오랜만에 과거에 우리 추기경님과 그리고 사제단 신부님 이후에 천주교가 배출한 국민적 스타가 한 사람 떠오르더군요. 평화신문의 이도준 기자인가 하는 분이 천주교의 아주 그 영광스러운 업적을 하고 있는데, 저는 이런 사태가 앞으로 계속 천주교에서 속출할 것이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우리는 불교쪽에서 스님들이 강목을 들고서 멋진 춤을 추셨잖아요? 이래 가지고 성철스님이나 좋은 스님들이 국민들에게 많이 벌어놓았던 점수를 한꺼번에 까먹어 버리는 거에요. 그런데 아마 우리 천주교도 바로 그런 사태가 곧 벌어지지 않겠는가! 그것은 이 인과법의 원리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우리가 이렇게 복잡한 시간에 여기 이렇게 모여 앉아 있는 이 민들레 홀, 그리고 예수 살이 공동체가 정말 중요하다. 이제는 과거와 같이 세상을 향해서 부정하고 외치는 것만으로는 진리는 전파할 수 없는 시대, 긍정을 통한 악의 세력을 부정해 나가는 것. 이것을 향해서 우리가 수행을 정진해 가면서 사랑을 민들레 홀씨처럼 전파해 나가는 치열한 사랑의 투혼이 필요한 시대. 이때 이 민들레 홀의 개관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자리에서 많은 새로운 자유와 기쁨과 그리고 사랑의 투신을 하는 젊은이들이 천주교에서 일어나고 그 젊은이들이 우리 예수님의 진리와 또 민족사의 많은 사명들을 끌어안고 이 세상에 사랑의 홀씨로 퍼져서 봄날 민들레 꽃처럼 이렇게 피어나기를 바라는 심정이고 이 홀을 짓기 위해서 참으로 수고하신 분들… 또 음향시설이 참 좋습니다. 음향시설, 그리고 전기장치, 보일러, 또 땅을 내주신 분들, 참 아름다우신 분들이 힘을 합해서 이렇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제가 할 필요가 없는 말 아닙니까? 이놈의 핏줄이 뭔지…

그래서 우리가 정말 정신없이 바쁘지만 결국은 이 가을날의 심판처럼 죽을 때는 얼마나 우리가 사랑을 잘하고 내가 가진 것들을 나눴는가 이것으로 심판을 받는데 여기 좋은 시가 한 편 있어서 함께 나누고싶습니다 .지난번에도 제가 한번 나눴는데 또 한번 새기고 싶습니다.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입니다

이때 박수 친다 그랬죠?

지금까지는 조금 분위기 잡기위해서, 요즘 한참 뜨는 조성모 스타일로 부드러운 발라드로 제가 했구요. 이제부터는 좀 메탈이나 하드락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대희년을 맞이한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한다고 굉장히 많은 행사들이 치뤄지고 시끌벅적합니다. TV같은 쪽에서도 저하고 세계를 같이 돌면서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곳 그리고 세계를 가면서 밀레니엄 희망을 박시인하고 같이 해봅시다 하고 여러 TV에서도 제안이 오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새 천년을 맞이하면서 우리 가 과연 그런 밀레니엄의 시대인가? 정말 우리에게 아주 밝은 희망과 그런 미래가 약동하고 있는가 이런 점을 한번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새 천년을 앞에 두면서 정말 두려움과 위기감을 느낍니다. 지금 우리 인간 문제에 새 천년을 앞두고 21세기에 맞이할 사람의 위기문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대게 제가 다섯 가지 정도 생각이 납니다.

첫번째는 일자리 문제입니다. 앞으로 지식정보사회라는데 이 지식정보사회가 컴퓨터나 인터넷으로 자본의 운동속도가 빨라지다 보면 일자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사람이 하던 일을 전부 컴퓨터가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지식정보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기까지 실업문제는 인류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I.L.O나 이런 데서 전망하는 것은 2010년대정도가 되면 약 30%정도가 일자리가 없게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요즘 경제가 좀 살아났다고 하지만 올해 졸업생들의 75%정도가 일자리가 없게 되고, 자동적으로 전백련에 가입하게 되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게 됩니다. 미국도 약 10.3%, 유럽이 13%, 일본도 10%대가 넘습니다. 앞으로 이 실업문제는 계속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데,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 인간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런걸 정말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두번째로 생태위기 문제입니다. 지금 남극에서 한반도 덩어리만한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나와서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구 온난화현상이 생기고 기상이변이 생기고, 터키에서 지진이 발생한다, 대만에서 지진이 온다, 이렇게 하면서 지구가 몸부림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도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자연 치유력의 발동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자연보호, 지구를 살리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가 아무리 어떻게 한다고 해서 지구는 망하지 않습니다. 지구는 보호할 필요가 없는 물건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적응력이 떨어지는 인간종만이 어느 시점 되면 멸종할 뿐입니다. 그 생명이 앞으로 30년이 될지, 50년 후가 될지 지금 우리는 우리 인생이 인류 역사가 무한할 줄 알고 이렇게 아이를 낳고, 애착하고, 부를 쌓고 하지만 이 지구에서 인간종의 역사는 얼마나 남아 있을지 그건 아무도 예측을 못합니다.

그 다음에 세번째로는 인간정체성의 위기입니다. 인간이라는게 어떻게 살아야 되고, 이것이 인간의 도리이고, 이것이 사람이다. 그렇게 인류역사가 수 억년 동안 이루어 왔던 그 합의가 지금까지는 정당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미래는 이런 인간 정체성 자체가 상실되어버리는 그런 사태를 맞이할 것 같습니다.

첫째는 cyber 삶의 새로운 대두입니다. 지금 우리 이 아이들 세대는 많은 시간이 사람과 사람을 대면하는 시대가 아니라 cyber 공동체, 인터넷을 통해서 살아가는 시대입니다. 내년 후반기가 되면은 동영상이 맘대로 오갈 수 있고, 전자결재가 가능한 인프라가 우리 사회에도 깔리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엄마가 맨 날 잔소리하고 신경질만 내고 하면 엄마하고는 이야기를 안 하게 됩니다. 그리고 cyber상에 인터넷상에서 상담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내가 남자친구와 고민이 있을 때, 마음이 허전할 때, 갈등이 있을 때 엄마하고 이야기해봤자 안 풀리는 문제입니다. 아빠는 늘 직장에서 바쁘고 그러다 보면 자기가 원하는 부모를 접속해서 들어갑니다. 그러면 그 부모가 동영상에 나타나서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전문적인 심리학 지식과, 따뜻한 미소를 가지고 상담을 해줍니다. 그러다 보면 엄마하고 이야기하기가 싫은 겁니다. 아이들이 마치 슈퍼맨 영화를 보면 옥상에서 뛰어내리듯이 cyber 공간과 대면공간과의 이 차이때문에 대면공간을 거북스러워 하고 귀찮아 하면서 cyber 공간으로 가게 됩니다. n세대의 등장이라고 지금 벌써 그런 문제가 우리보다 컴퓨터 속도가 조금 빠른 미국이나 일본쪽에서는 급속도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생명공학의 문제입니다. 옛날에는 키가 작고 못생기고 성격적인 결함이 있었다 하면 마음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이렇게 종교를 찾아오거나, 또는 다른 재능을 발달시켜서 그것을 극복해 나갑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왜 부모님이 못생긴 업을 내가 타고 나야 돼?’, ‘내가 키가 작은 업을 왜 타고나야 돼?’, ‘이거 인간 불평등 하잖아’ 하면서 Genome Project라고 하면서 인간 유전자 지도가 완성단계에 있는데 그것을 조작을 하면 나쁜 성격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키가 커집니다. 얼굴이 이뻐집니다. 이제 이런 시대가 도래하는 겁니다. 그래서 엊그제 제가 신문을 보다 보니까 동아일보에 나온 겁니다. ‘늘씬하고 아름답고 똑똑한 미녀의 난자를 팝니다’ 해가지고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난자 한 개당 약 1억 8천만원에 팝니다. 정자와 난자가 지금은 비싼데 아주 좋은 종자, 마치 우리가 논밭에서 곡식 중에 좋은 것을 골라서 뿌리듯이 이제 그렇게 인간개념이 달라집니다. 그 다음에 지금은 컴퓨터가 제일 작은 게 엽서만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손톱만큼하고 더 작아져서 단백질처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서 몸 속에 집어넣습니다. 그러면 이 신경 망을 타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다가 통계나 숫자가 기억이 안 나면 컴퓨터에서 바로 신경으로 전달을 해줍니다. 그래서 요즘 빌게이츠가 쓴 책이 「생각의 속도」라는 책이 있습니다. 생각이 가는 속도로 그대로 컴퓨터가 지식을 지시해줍니다. 그러면 이제 지식을 많이 안다는 거 가지고 자기가 똑똑하고 잘났다 라는 개념이 다 무의미해집니다. 그러면 학교라는 의미가 뭘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그 다음에 외계생명체의 대두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지구상에만 생명이 있고 인간이 모든 거라고 하는 큰 착각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마 한 200년 전에 우리 조선 땅의 조상님들도 그렇게 살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외국인들이 표류를 해 왔는데, 눈이 퍼렇고, 키가 장대 같고 머리가 길고 이런 놈들을 보니까 양 도깨비가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리고 50년 전만해도 외국인과 결혼을 하면 양공주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것은 일반적인 사례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조선 땅이 이 지구가 굉장히 큰 것 같지만 사실은 이 거대하고 광막한 우주공간 속에서 지구는 아주 작고 여리고 푸른 별 하나에 불과합니다. 이 별 속에서 우리가 수억 광년의 시간 속에서 목숨을 갖고 태어나서 이렇게 인연 짓고 서로 만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소중한 인연입니까? 기껏해야 우리는 화성이나 달나라에 물이 있다 없다 정도만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광활한 우주공간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우리아이들 세대에는 한20년 후에 저한테 해파리 같이 이상한 외계생명체를 데리고 와서 결혼식 주례를 해달라고 부탁을 할지도 모릅니다. 외계생명체와 이런 것들이 대두하는 것들에 대한 상상력이 열려있어야만 되는 그런 인간 정체성의 문제가 생깁니다.

그 다음에 개인의 등장이 되어서 전부 개체화가 되어버립니다. 국경도 의미가 없어지고, 종교도 의미가 없어지고 개인이 등장하는 시대 그러면서 영혼의 빈 공간으로 방황을 하는 그런 시대가 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신세대와 우리가 무서운 단절이 생기는 겁니다. 신세대들이 우리 성당에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천주교쪽에 7,80년대만 해도 젊은 20대 30대 10대가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지금은 성당이 점점 노인성당이 되고 있습니다. 유럽쪽에 가보니까 완전히 노인종교가 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신세대들이 재미가 없으니까 점점 이렇게 떠날 것 같습니다. 지금 예수 살이 공동체 이 젊은이들도 같은 세대에서는 할아버지 할머니소리 듣습니다. 요즘 애들은 이제 서태지 세대정도 나이인데요. 서태지가 벌써 28입니다. 헌데 요즘 H.O.T 핑클 세대는 완전히 또 다릅니다. 그런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그 다음에 자본의 운동속도가 너무나 빨라진다는 겁니다. 과거에 전세계 자본의 총량이 한바퀴 지구를 도는데 일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요즘 며칠 걸리냐 면 일주일 걸립니다. 그리고 이것이 내년쯤에는 5일 걸린다고 합니다. 머지 않으면 자본의 총 운동속도가 하루정도로 이 경제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I.M.F같은 것도 오고 하잖아요. 이 자본의 운동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는 것은 무엇이냐 하면 우리 삶의 경쟁속도가 빨라진다고 하는 것입니다. 엊그제 TTL이 나와서 60만대를 팔았으면, 오늘은 n016이 나와서 100만대를 팔고, 이렇게 어떤 지속됨 없이 순식간에 빠르게 지나가는 겁니다. 옛날에 조용필이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 한 곡을 히트 시키면 1위가 한 6개월 1년 갔습니다. 이미자가 동백아가씨를 부르면 한 10년 갔습니다. 요즘은 한 달밖에 안 갑니다. 그러면 내일 모래는 일주일 갈 겁니다. 그렇게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런 무한경쟁의 시대 속에서 소비와 욕망이 넘치고 아주 가벼운 감각적인 문화가 판을 치게 됩니다. 벌써 우리 주류 대중문화 우리 아이들을 사로잡고 있는 문화는 가벼운 감각문화가 모두 점령을 하고 있습니다. TV를 켜보면 정말 진지하고 감동 있고 재미있는 프로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 다음에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이 우리민족의 비상사태라는 겁니다. 만약에 광주나 대전이나 부산에서 5천명, 만 명이 죽고 있다면 이건 민족의 비상 사태죠. 그런데 우리나라 지도를 아이들한테 그려보라고 하면 이렇게 토끼모양을 그리지 반쪽을 안 그립니다. 그런데 지금 바로 이 두시간 거리 넘는 북한 땅에 350만 명이 굶어죽고 있습니다. 엊그제 제가 북한쪽에 아주 긴밀하게 선교를 하는 쪽을 가서 민간단체를 선교하고 있는데 이쪽은 북한의 함경도 무슨 동이다 하면 그 쪽의 호적등본을 빼올 수 있을 정도로 민간 네트워킹이 잘 되 있는 곳입니다. 안기부가 거기 와서 정보를 다 얻어가고 그럽니다. 그 쪽에서 꽃 제비 두 명을 데려 왔더라구요. 그래서 그 꽃 제비들을 데리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사태가 심각합니다. 그 쪽의 동사무소 몇 군데를, 평안도, 그 다음에 함경도 이런 몇 군데를 뽑아서 보면 호적등본에 사망신고가 다 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어떤 면은 1/3밖에 없습니다.그럼 2/3가 다 어디로 간 겁니까? 유학을 간 겁니까? 이민을 간 겁니까? 다 굶어죽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지금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가니까 김일성 대학 출신의 굉장히 똑똑하고, 영양상태가 좋고, 키가 장대한 친구들을 경비를 세워놓았는데 제 키의 어깨밖에 안 옵니다. 이미 영양실조로 난장이 족이 발생한 겁니다. 기아사태가 발생한지 오년이 되었는데, 다섯 살 여섯 살짜리 아이들은 교육이 진행이 되지 않습니다. 말을 가르치지 못하고, 학교를 보내지 못하고, 그리고 학교를 못 다닌다고 해도 엄마와 아빠와 일하면서 가르치지 않습니까? 노동이 중단이 되어 있는 겁니다. 배가 고프고 힘이 없으니까. 이 아이들이 완전히 백지상태 입니다. 뇌세포가 연결이 안 되어 버린 겁니다. 영양실조가 되고, 노동을 못하고, 교육을 못 받으니까 그러다 보니까 눈치만 빨라져서 도둑질은 잘 합니다. 이제 이런 인종들이 앞으로 미래를 살아야 합니다.

저는 북한에서 북한쪽에 젊은 김일성 대학을 나왔던 젊은 청년이 저한테 한 말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박 선생님, 만약에 지금 남한 사람들이 돈 많다고 과시하면서 통일을 한다면 아마 북한의 좋은 땅, 예쁜 여자, 전부 다 차지하겠죠. 그러면 우리 북조선의 정신 똑바로 박힌 젊은이들은 총을 들고 장백산에 들어가서 끝까지 유격전을 할겁니다.” 이런 말을 합니다. 통일되는 순간, 흡수 통일이건 뭐든 간에 바로 내전으로 가는 겁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 강남에 사는 아이들하고 강북 사는 애들이 얼마나 서로 다릅니까? 강남 애들 힙합 바지 입잖아요? 강북 애들 쫄 바지를 입잖아요? 강남 여자 애들이 머리핀을 오른쪽에 꽂으면 강북 애들은 왼쪽에 꼽는답니다. 서로 이렇게 구분합니다. 분당에서 아파트 50평짜리 단지 35평짜리 단지 나눕니다. 이런 아이들이, ‘통일되면 거지 떼가 몰려와요.’ 하는 아이들이, 이런 상태로 가면 민족의 내전상태로 가는 겁니다. 더더군다나 무서운 것은, 과거에는 북한에 정보가 한바퀴 도는데 입에서 입으로 통합니다. 통제가 되기 때문에. 한바퀴 정보가 전부 도는데 일년 걸렸답니다. 그런데 식량사태가 되고 나서 통제가 무너지니까 한바퀴 국민한테 전부 돌아가는데 석 달걸 걸립니다. 석 달이면 남한사정을 다 아는 겁니다. 연변 동포들을 통해서. 우리는 9시 뉴스보면 하루 만에 다 알잖아요? 정보속도가 이렇게 석 달이 걸립니다. 연변 동포들이 얘기하는 남한에 대한 감정, 이것 때문에 북한 민심이 어떻게 되 가고 있느냐면 ‘남한은 절대 안 된다. 연변 여자들 다 잡아먹고, 다 망치고, 같은 동포인데도 한민족 동포법에서 제외시키고, 외국인 노동자들 동남아계나, 아프리카 흑인계나 이런 사람들 전부 천대, 차별하고 졸부나라도 저런 졸부나라가 없다. 돈은 많지만 남한은 사람 살 나라가 아니다. 우리가 굶어 죽는데도 게들은 음식을 막 버리면서 민족 안 도와준다’ 이렇게 하면서 다 알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 민심은 중국식의 개혁개방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김정일 정부가 빨리 무너져야 개혁개방이 되지만, 또 김정일 정부가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 흡수 통일이 안 되고 있는 겁니다. 만약에 김정일 정부가 무너지고 나서 북한 민심들이 ‘중국식으로 가자!’ 이렇게 마음이 통일이 되어 있는데, 그러면 다음 정권은 친중정권이 되고 그러다 보면 홍콩이나 대만처럼 중국으로 통일이 되게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발해 땅덩어리가 얼마나 컸습니까? 이게 역사 지도가 바뀌었습니다. 고구려가 얼마나 컸습니까? 지도가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21세기에는 우리나라 민족의 지도를 이렇게 토끼처럼 그리는 게 아니라 반으로 딱 잘라서 여기까지는 중국 땅이고 여기가 남한 땅이라는 민족의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겁니다. 그러면 대륙 세력인 중국세력과 해양 세력인 미국과 일본세력과 자본주의와 개혁적인 사회주의 세력과의 또다시 냉전지대가 발생하고, 지금 중국의 성장속도로 봐서는 5년 10년이 되면 미중구도가 되서 1900년 초에 발생했던 비극적인 사태가 또다시 우리 민족에게 다가올지 모릅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을 돕고 통일문제가 정치 경제적인문제가 아닙니다. 민족사의 대단히 큰 위기의 문제라는 거 지금 이런 사태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거기에서 경제성장 좀 잘해놓고 우리끼리 잘산다고 해서 그 큰 살림이 망쳐지고 있는 속에서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우리 가정살림 잘한다고 하다가 나라살림

세계 시대이기 때문에 60억 인류전체가 한 몸 한 형제처럼 살아가는 시대가 되야 합니다. 국경이 의미가 낮아지고, 종교와 인종과 이념과 성 차이와 이런 것들이 모두 넘어지면서 서로 다른 개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존중하면서 차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차이만세!를 외쳐가면서 온 지구가 공존해 나가는 겁니다. 자연과도 공존하고, 하느님과도 공존하고, 그리고 다른 인종과 모든 세계성이 공존하는 시대가 되어야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 공존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가 다양성 속에서 만이 발생합니다. 다양성 속의 일치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늘 우리 천주교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양성 속의 일치입니다.

엊그제 저는 전주쪽을 다녀왔는데, 금산사라는 큰 절에서 각 주지스님 한 50분, 그 다음에 이병호 주교님과 신부님들 몇 십분, 그리고 원불교 교무님들, 또 동학쪽, 뭐 우리나라 5대 6대 종교의 모든 성직자 분들이 모여서 절에서 부처님 앞에서 제가 강연을 했습니다. 종교인들끼리 모여있으니까 참 좋더라구요. 그 차이를 넘어서 하나가 되는 것. 전주가 온 고을이라는 뜻 아닙니까? 온 전자니까요. 온 고을 온 정신을 그때 우리가 이야기하면서 이 정신을 민족전체로, 그리고 세계전체로 우리가 펼쳐가는 게 대희년의 정신이 아니겠느냐 이런 이야기를 해서 스님들도 큰 공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과연 공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것이 대희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정신 같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배척하고, 차별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민족이 지금까지 평화민족이라고 자랑해 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솔직히 말해서 힘이 없어서 외국을 침략을 안 한 건지, 마음이 착해서 침략을 안 한 건지 솔직히 말해서 평화민족이라고 하는데 외국은 침략을 안 했지만 끝없이 내전을 해왔습니다. 우리 내부에서 전쟁을 하고, 학살을 하고, 죽이고, 지역이 갈라지고 여성성차별이 생기고, 노동자다 못 가졌다 하는 차별이 생기고, 이념의 차별이 생기고 이렇습니다. 끝없는 내전! 새 천년을 맞이하는데 아직까지도 냉전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지구상의 유일한 민족입니다. 그 다음에 단일민족 자랑합니다. 단일민족이라는 것이 지난시대에는 민족의 결속력을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엄청난 저해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생명력이 강한 화교나 유태인족이 한국 땅에 뿌리를 박지 못하고 쫓겨나가는 땅입니다. 얼마나 배척성이 강한지… 전세계 국제공항에서 외국인이 가장 안 보이는 공항이 김포공항 입니다. 우리는 조금만 달라도 왕따를 시킵니다. 차별하고, 구분합니다. 이러다 보니까 21세기 지식경제사회에서는 창의성이 생명이라고 하는데 다양성을 품지 못하니까 창의성이 나올 리가 없는 겁니다. 간디건 외국의 유명한 경영자 피터 드러커건 토플러건 이런 사람들은 다 옛날에 사회주의자였습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품기 때문에 큰 정신이 나오는겁니다. 이나라땅에 큰정신이 나올 수 없는 이유가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품는 지성들을 살려두지를 않았습니다. 좌파는 우파를 다 죽여버렸고, 우파는 좌파의 똑똑한 사람들을 다 죽여버렸고… 이러니까 창의성이 나올 수가 없는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존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지난번에 유럽을 갔었는데요. 거기를 가다 보니까 가기 전에 하도 여권이 안 나와서 제가 한이 맺혀서 ‘내가 하느님이 주신 이 지구 땅을 내 발로 밟겠다는 데 누가 나를 막아?’ 그런데 막는단 말이죠. ‘왜 우리가 이런 통제를 당해야 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국경쪽 가면 꼭 이야기 좀 해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국경 쪽쯤 가면 뭐 고속도로 톨게이트 같은 뭐 그런 것이 있겠지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 저기가 국경이야’ 하는데 논스톱으로 그냥 쭉 지나갑니다. 독일에서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영국해서 쭉 지나갑니다. 전철을 타면 350킬로도 달리는 떼제베가 그대로 논스톱으로 지나갑니다. ‘아! 이 사람들은 이렇게 살고 있구나’ 그 다음에 벨기에를 갔는데 벨기에 앞에서 신세대들이 노는 플란더즈의 개가 나오는 성당이 있었습니다. 성당 앞에 락카페가 있어서 같이 놀다가 나왔습니다. 3시쯤 되서 다 끝나서 나오는데 갑자기 고등학교 3학년쯤 되는 애들이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여자애가 오토바이를 타고 남자친구를 태우는데 조금 느낌이 달라요. 차를 태우고 가는데 다 달라요. 그래서 제가 대한민국 출신 아닙니까?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하고서 너 어디 나라니 하니까 아 난 벨기에다, 그럼 뒤 친구는 하니 아 이 친구는 독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가는 거니 하니까 독일에 데려다 주고 돌아올 거다. 그 다음에 차에도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여자 애는 프랑스고 남자애는 네덜란드고… 전부 이런 식이에요. 그래서 ‘아! 이 친구들이 놀 때 이렇구나.’ 우리로 말하면 대학로에 일본의 동경이나 고배에서 애들이 저녁에 놀러오고, 그 다음에 북한 평양에서 오고, 만주 연변쪽에서 오고, 그 다음에 베트남이나 몽골쪽에서 오고, 모스크바쪽에서 와서 놀다가 헤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그날밤에 하도 억울해서 그 유럽의 찬 거리를 걸으면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아! 이렇게 살고 있구나. 이렇게 삶의 공간을 넓게 쓰고 있구나.’ 그런데 우리는 이 분단 때문에 이 한반도가 고립된 섬이 되버린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고향이 전부 남쪽이잖아요. 우리에게 북쪽이라는 것은 금기가 되버린겁니다. 바다 하면 내 고향 남쪽 바다고, 차표한장 사도 남쪽이고, 열차도 남행 열차고,. 그러면 부산 사람들은 고향이 바닷속입니까? 시를 감옥에서 공부하다가 제가 외국시를 읽거나 외국노래를 들으면 깜짝 놀라는 게 전부 북쪽나라 내 고향, 그리운 북쪽의 별은 빛나고,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해보십시오. 국가 보안법입니다. 우리의 정서와 감성이 마비가 되버린겁니다.

지금 U.N 2000년 계획을 보면 일본에서부터 해저터널로 해서 파리까지 가게 되 있거든요. 제가 북한에 갔을 때 남북횡단열차가 있는데, 그것을 이을 수 있는 준비가 되 있냐고 물으니까 자기들이 경제가 나빠서 침목이 몇 개 썩고 했지 아 그 비무장지대만 아니면 그냥 갑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토요일에 우리 아이들이 김밥을 싸 들고 차에 타면 350킬로로 달립니다. 그렇게 되면 평양을 지나서, 지금 평양쯤에 저 함경도 쪽으로 올라가면 아마 잎이 다져서 겨울준비를 하고 있겠죠. 그 다음에 연변을 지납니다. 그 다음에 만주벌판을 지납니다. 아마 만주지나서 중국을 지나서 가면 몽골의 유라시아 초원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지금쯤은 잔디가 누렇게 물이 들어서 거기에 머리를 치렁치렁 날리는 아가씨들이 몽고쪽에 말 있잖아요? 끝도 없는 초원을 소리를 지르면서 손을 흔듭니다. 그리고 조금 지나면 이제 시베리아 벌판이 나타납니다. 지금쯤 이제 자작나무숲에 눈이 하얗게 내렸을지…그 광활한 눈밭에 기차가 지나가는데 하얀 자작나무숲이 끝이 없고, 거기에 여자아이가 털모자를 쓰고 사냥총을 들고 송아지만한 사냥개를 옆에 앉히고 담배를 피우면서 눈의 지평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야! 여자로 태어났으면 저렇게도 한번 살아봐야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유럽을 지나 파리까지 가봤습니다. 거기 가서 놀다가 저녁에 다시 차를 타고 돌아오면 일요일 날 저녁에 집에 도착합니다. 그 원샷으로, 한번에 지나가는데 몇 개의 문명권을 만납니다. 그럴 때 드는 생각이 부부싸움을 했건, 자기가 누구와 싸움을 했건 ‘아 세상에 꼭 옳은 것만은 없지, 세상은 다양해. 저마다 자기 삶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야.’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넓어지고 뭔가 큰 정신이 열리지 않겠는가! 그런 삶의 공간을 우리 아이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겁니다. 일제 때만해도 우리 조상들은 만주까지 기차타고 다 다녔습니다. 지금 이렇게 고립된 감옥에 갇힌 지가 우리가 얼마 안 됩니다. 그래서 통일은 경제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의 공간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이고, 정신의 문제이고, 그리고 미래 지식경제사회의 창의성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우리가 지구시대에 하나가 되서 이렇게 살아가는 정신을 저는 연어정신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연어가 우리가 보기에 동해바다가 큰 바다이지만 연어의 바다에서 보면 아주 작은 연못에 불과합니다. 연어는 남대천이나 명파천에서 자기 모천에서 새끼손가락만할 때 떠나갑니다. 떠나가서 동해바다를 지나서 캄챠카반도 안류산 열도를 지나 오호츠크해를 지나서 북태평양 큰 바다를 4년 동안 쉬지않고 헤엄쳐서 돌아올 때는 어른허벅지만큼, 큰 것은 사람 몸만큼 커집니다. 그렇게 돌아와서 자기 모천에 회기를 해서 거기에 알을 낳습니다. 연어가 가는 길을 따라가면 헤어졌던 600만 우리 이산 동포들을 다 만납니다. 수십 개의 나라를 만납니다. 세계가 그렇게 넓습니다. 일개 물고기 한 마리도 생애 4년을 살면서 그렇게 많은 세계를 접하고 돌아오는데, 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되가지고는 도저히 안 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연어처럼 우리는 나눔의 정신을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새 천년 대희년을 맞이하는 정신이 뭐냐고 말한다면 저는 나눔의 정신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부부간에도 사이가 안 좋아질 때는 서로간의 속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삶의 목표를 나누지 못하고, 성과를 나누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직장이나 조직사회가 잘 안 돌아가는 조직은 이윤의 성과를 나누지 않고 고난을 나누지 않고, 정보를 나누지 않으면 그 조직은 망합니다. 왜 삼성 자동차가 무너집니까? 삼성 이건희씨가, 자기가 자동차 많이 알고, 자동차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 자기 취미지 왜 그 취미활동을 국민의 전체부가 모인 자기 회사에 모든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이냐 말이죠. 그러니까 망하는 거죠. 대우 김우중 회장이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고 그렇게 누비고 다니면서 대우를 키웠는데 대우 재정사정이나 모든 사정을 아는 사람은 김우중 회장 하나 뿐이랍니다. 정보와 권력을 나누지 않습니다. 대우를 키워온 노동자들한테 자기 성과를 나누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망하는 거죠. 재벌이 안 망하니까 나라가 망하는 거죠. 다행히 재벌이 지금 망하고 있으니까 나라가 살아나는 거죠. 그런 원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정치권이 왜 저 모양이냐? 당에서 권력을 나누지 않으니까 그러는 거죠. 정보를 나누지 않습니다. 실세가 아니면 전부 허수아비입니다. 이런 나눔의 정신이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